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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포늪과 화왕산에서 남명 조식을 본다

기사승인 2020.10.24  17:0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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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사진 이인식위원

설악산에 단풍이 만개하였으니, 조만간 화왕산 억새물결 속에 무지개 빛깔 가을이 깊어가겠다. 우포늪에서 화왕산과 비슬산을 바라보는 즐거움은 계절마다 다르다. 무엇보다 노랑물결이 일렁이는 한터에서 가을걷이로 바쁜 농부들의 움직임을 배경으로 산을 올려다보는 즐거움은 배불리 먹고 뜰에서 총총한 별을 바라보는 즐거움이더라. 그러나 도심 사람들은 코로나로 쓸쓸한데, 낙동강이 만든 늪으로는 새들이 자꾸자꾸 모여든다. 매년 남북을 오가는 철새들이 북방의 풍부한 먹이로 새끼들을 길러 따뜻한 남쪽으로 긴 여행을 하는 셈이다. 가끔 나도 이들처럼 여행하고 싶다.

우포늪에서 남북을 오가는 철새들

이들에겐 우포늪의 봄과 여름이 생산한 물고기와 다양한 식물들이 그들의 식량이기 때문이다. 그 먼 길을 매년 이곳을 찾아오니, 늘 고맙고 감사하다. 도시는 북방에서 온 너희들에게 아무것도 선물할 것이 없지만 그래도 아직 자연과 농업이 살아있는 농산어촌에는 개울이 있고, 숲이 있다. 오롯이 그곳만이 너희들의 쉼터이다. 더하여 몇 곳에서는 해마다 먹이를 준비하여 부족한 영양을 보충하도록 먹이나누기도 한다. 벌써 서천의 동물병원 김신환 원장은 볍씨를 천수만에 뿌려주면서 흑두루미와 오리류들이 겨울철을 잘 지내도록 겨울 내내 봉사활동을 하실 것이다. 글쓴이도 우포늪을 찾는 독수리를 위하여 화왕산 한우 등이 무료로 내어주는 육고기폐..물을 트럭에 실고 와서 아이들과 먹이나누기를 하고, 독수리들의 비행을 지며보면서 야생에 대한 경이감을 체험한다. 내년 봄에는 너희들 따라 북쪽 나들이 하면서 세계를 여행하고 싶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코로나19가 생태의 위기를 무시한 자연의 대응이라고도 했지만 역설적이게도 코로나19가 자연의 가치를 재조명 할뿐만 아니라 자연에 접근하는 인간의 태도를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우포늪은 미래자산이다. 사람들에게 무한한 자비를 베풀 수 있는 신들의 정원이기도 하다.

경남도와 교육청은 남명인재개발원, 남명교원연수원으로 명칭 개정을 생각할 때다

가장 고귀한 즐거움은 이해의 기쁨이다”라고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말한다. 시대와 장소는 다르지만 오래 전 조선사람들의 뇌리에는 學而時習之(학이시습지)면 不亦說乎(불역열호)라 有朋自遠方來(유붕자원방래)면 不亦樂乎(불역락호)라 人不知而不溫(인부지이불온)이면 不亦君子乎(불역군자호)라는 공자의 말씀을 되새기며 살아간다.

“배우고 때때로 그것을 익힌다면 즐겁지 아니한가

먼 곳에서 찾아오는 벗이 있다면 즐겁지 아니한가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서운해 하지 않는다면 군자가 아니겠는가”

휴일 아침 눈부신 햇살이 그렇게 말한다. 단순 명료함, 절제, 근검, 절약을 통해 세상을 햇살처럼 따뜻함과 생명력을 모두에게 공평하게 나누게 할 지혜를 어떻게 행동하고, 실행할 것인지를 생각하는 아침이다. 낙동강 가에 많은 인물 중에 한원당 김굉필을 비롯한 퇴계 이황 같은 분은 당대의 훌륭한 인물이었다. 그렇지만 조선 중기에 남명만큼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정치권력을 향해 비판을 넘어 대안을 제시한 참 선비는 드물었다. 더하여 후학을 길러 국난을 대비하고, 행동하는 인물들을 길러낸 역사 속에서 으뜸 공자 제자이며, 진정한 조선 범이시다. 경남은 이런 인물을 말로만 존경한다. 충청북도에는 인재를 기르는 연수원을 단재 신채호선생의 정신을 본받아 단재교육연수원이 있다. 경기도에는 율곡 이이선생의 학덕을 이어가겠다는 율곡교육연수원이 있다. 그렇다면 경남의 인재를 기르는 기관들은 남명교원연수원, 남명인재개발원 등으로 개칭하는 것이 마땅하지 않겠는가. 이런 일에 김경수 지사와 박종훈 교육감 등과 학계가 나서면 좋겠다.

따오기들의 하루생활 관찰 즐거움

가을철에 접어들면서 해가 뜨고 지는 시간이 여름철과 차이가 나면서 아침 먹이활동 시간이 1시간 정도 차이가 난다. 센터에서 먹이활동을 마치고 마을 잠자리로 돌아오는 시간도 마찬가지이다. 여름철에는 오전 5시 전후 깨어나서, 오후 6시 전후에 잠자리로 돌아오던 것이 가을철이 되면서 6시경에 깨어나서 5시면 잠자리로 돌아온다. 자연의 시간에 따라 따오기들의 시간도 변화된 것이다. 지난 10.1-11일 동안 따오기가 잠자리에서 먹이터로 이동하는 과정을 관찰하였다. 해뜨기 전 6시 5분, 소나무가지 잠자리에서 따오기들이 깨어난다. 6시 7분, “따옥따옥” 소리를 신호로 12마리가 일제히 아침 식사를 위해 날아오른다. 이동 동선은 마을 논을 지나 쪽지벌 키 큰 미루나무를 기준으로 왼쪽으로 돌아 우포늪 사초군락지 위를 지나 따오기복원센터 안까지이다. 복원센터 안에서는 정기적으로 미꾸라지 같은 먹이를 주기 때문에 야생에 나온 따오기 중 우포늪 주변과 복원센터 안 나뭇가지에서 잠을 자는 따오기들은 대부분 이곳에서 하루 종일 먹이활동을 하곤 한다. 여름철에는 복원센터 앞 따오기를 기르는 논에서 먹이활동을 하는 무리는 백로와 왜가리, 오리류들이 대부분이었다. 9월에 접어들면서 간혹 57Y 등 따오기 2-3마리가 백로와 왜가리 등과 어울리면서 미꾸라지를 잡거나 논둑과 숲속에서 지렁이나 땅강아지 등 곤충을 잡아먹기도 하였다. 그러나 지난해에 이곳에서 6-7마리가 정기적으로 먹이활동을 하였던 것과 달리 올해는 따오기 먹이터로 조성한 논에서는 먹이활동이 거의 없는 점은 그 원인을 비교 분석해볼 일이다.

먹이터로 이동하는 따오기들

이렇게 복원센터 안에서 해 뜰 무렵부터 먹이활동을 하고 해가 지기 전 1시간 전 쯤 마을 쉼터와 잠자리로 12마리가 3-4분간의 비행을 통해 돌아간다. 잠자리로 돌아가는 모습도 이른 아침에 먹이터로 이동하는 모습과는 차이가 있는데, 앞서 설명한대로 먹이터로 이동할 때에는 울음소리를 신호로 12마리가 동시에 날아가는 모습을 보였다면, 해질 무렵 마을 잠자리로 돌아올 때에는 2-3마리가 앞서서 날아오르고, 3-4, 4-5마리 등 다양하게 대열을 지어 날개짓을 한다. 때로는 8-9마리가 한 번에 같이 비행하여 잠자리로 돌아오고, 나머지 2-3마리는 잠시 사초군락지를 지나 징검다리 맞은 편 소나무 가지에서 잠시 쉬어가기도 한다. 잠시 머물면서 먹이터 연못에서의 활동하면서 젖은 깃털이나 비행으로 흩어진 날개 깃털을 고르는 것이다.

복원센터에서 잠자리로 가는 따오기들

마을로 돌아오면 앞이 훤히 보이는 큰 소나무 2-3그루를 선택하여 잠자리로 돌아가기 전까지 머문다. 특히 중간에 키 크고 옆으로 나뭇가지를 잘 뻗은 소나무 가지에는 보통 6-7마리가 자리를 차지하고, 나머지 두 나무에는 2마리, 혹은 3마리가 나누어서 자리 잡는다. 그런데 재미 난 것은 따오기 사이에도 서열이 정해진 탓인지 57Y, 63X, 18Y, 09Y, 67V, 91T 등이 중심 나뭇가지에 주로 앉는다. 12마리 중에서 항상 가운데 나뭇가지를 중심으로 좌,우 편 나뭇가지에서 잠자리로 돌아가기 전 30여분을 이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거나 깃털 손질하는 것은 매일매일 반복적으로 하는 행동이다. 휴식하는 곳을 주민들이 바라보거나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는 것에도 아랑 곳하지 않는다. 지역에 사는 사진가 일부도 매일 근처에서 따오기 촬영을 하지만 그 모습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따오기도 제비처럼 사람 친화적인 조류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나 어느 동물이든지 새끼를 기르는 둥지에 접근하는 것은 매우 민감하다는 사실을 주민교육과 사진가들에게 주지시켜 교미준비를 시작하는 겨울철부터 봄 시기에는 따오기들과 충분한 거리를 두고, 특히 둥지 근처에는 절대 접근하는 일이 없도록 하는 사전 교육이 필요하다.

비사벌뉴스 bsb271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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