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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종식 문화관광해설사의 숨은 문화재를 찾아서(67회)

기사승인 2021.01.12  16: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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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19가 선물한 마수원 개비리길 개척 답사

창녕 6곳의 개비리길 연결한 「낙동강선유(洛東江船遊)길」로 관광르네상스 앞당겨야

길,

길은 시작도 없지만 끝도 없다. 원래는 없었으나 사람의 발길이 이어져 생겨났다.

바쁜 현대인들은 시간과 속도에 쫓기는 삶을 살게 되었다. 그러다 언젠가부터 삶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는 것을 알아차리기 시작했다. 나를 찾아 길을 떠나는 사람들이 생겨났고 수많은 트래킹 길이 생겨났다. 제주 올래 길을 시작으로 지리산 둘레길, 우포늪 생명길, 남해 바래길, 여수 금오도비렁길등....

가보지 못한 길을 찾아나서는 일을 언제나 설레는 일이다. 코로나 19로 70여일을 쉬는 동안 여러 곳을 다녔다.

그 중 가장 인상 깊었던 답사는 잃어버린 마수원~오여정구간이다. 답사는 3월 22일부터 4월 15일까지 4차례 걸친 개척답사를 했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힘들었지만 보람 있는 답사 길이였다.

이제 가칭 마수원개비리길만 개통되면 강을 건너지 않고 창녕 150리길을 걸을 수 있게 되었다.

이제는 6곳의 개비리길을 정비하여 관광 상품으로 만들기를 제안하면서 글을 이어갈까 한다.

개비리길은 강변이나 바닷가의 좁은 지름길을 말한다.

개비리길은 개(犬)가 길을 만들었다는 이야기와 바다나 강가를 뜻하는 갯가에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진 길이다. 옛 영남대로 문경새재에 토끼비리길이 있으니 개(犬)가 만든 길이 아닌 「물가 벼랑에 있는 길」로 해석해야 합리적이다.

창녕의 개비리길, 진주의 새벼리길과 뒤벼리길, 통영의 동피랑길과 서피랑길, 여수 금오도비렁길은 지역마다 조금씩 다르게 불린다. 비리, 벼리, 피랑, 비렁은 같은 뜻의 지역 사투리다.

창녕군 낙동강 60km 구간에는 5곳의 개비리길이 있다. 강 상류에서 송곡(덤말리)개비리길, 등림개비리길, 이이목개비리길, 남지개비리길, 임해진개비리길이다.

대체적으로 개비리길은 폭이 좁고 수레가 다닐 수 없지만 바다, 강의 벼랑 가에 나있는 지름길이다. 이웃한 마을과 마을을 연결해주는 가장 빠른 길이다.

개비리길은 민초들의 애환이 담겨있는 길이다.

이웃마을에 길흉사, 장터, 논밭, 학생들 등하교길 등 일상적인 일로 다니거나 객지로 떠나거나 시집 장가가던 길이다. 개비리길은 저마다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2007년 제주도 올레길로 시작된 트래킹 열풍은 힐링과 더불어 식을 줄 모르게 이어가고 있다.

창녕군의 5개소 개비리길은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강을 낀 벼랑길이다. 수려한 경관과 강을 따라 걷는 묘미는 어느 개비리길에서도 느낄 수 없다.

덤말리개비길이 시작되는 이방면 송곡리는 대구광역시에서 30분 거리다.

울산~함양간 고속도로가 개통되는 2024년이면 울산광역시, 부산광역시등 사통팔달 1시간이면 오갈 수 있는 거리다. 약 1,000만 명의 도시민이 찾을 수 있는 곳이다.

창녕의 개비리길 현황

창녕군 낙동강 150리(60km) 구간에는 낙동강이 큰 무지개를 그리며 흐르면서 강의 서안(西岸)에 긴 벼랑길을 만들었다. 이 벼랑길 허리에 6곳의 개비리길이 있다.

강 상류에서 1)덤말리개비리길(송곡개비리길), 2)등림개비리길, 3)마수원개비리길(가칭), 4)이이목개비리길, 5)남지개비리길, 6)임해진개비리길이다.

2020년 현재 안전하게 걸을 수 있는 개비리길은 남지개비리길 한 곳 뿐이다. 나머지 5곳은 기존 길을 보수하면 된다.

코로나 19가 선물한 유어파출소에서 오여정 5km 구간

2003년 태풍이 창녕군에 많은 피해를 입혔다. 그러나 뜻하지 않게 비봉리패총을 선물했다. 비유가 좀 어색하긴 하지만 코로나 19는 내겐 잊을 수없는 개비리길을 선물한 셈이다. 4차례에 걸쳐 답사를 했다.

평소 시간이 없어 망설이던 유어면 부곡에서 남지읍 시남리 구간을 개척하기로 했다.

며칠을 보내다 평소 가보고 싶었던 개비리길 답사에 홀로 나섰다.

남지읍 시남리, 유어면 부곡리 마등 주민에게 마수원에서 오여정(남지읍 시남리 오항)까지 다니던 길이 있었다는 정보를 얻고 개척 답사에 나섰다.

문제는 창녕군 5곳 개비리길을 온전하게 연결하려면 유어면 부곡리에서 남지읍 시남리 오항구간이 문제다.

유어면 부곡리 일대를 수소문할 결과 이 구간도 옛길이 있었다고 주민들의 증언이 있다. 유어면 진창과 광산리 일대 청주양씨들이 어촌양훤 선생이 세운 시남리 오항 오여정을 오가던 길이라 한다.

1차 : 3. 22 유어파출소~거마~진창, 약 2.6km, 4시간, 오종식

전정가위와 톱을 들고 길을 나섰다.

유어파출소에서 제방을 따라 가다 오른편으로 내려가면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농사용 농로가 나온다, 4대강 사업을 하지기 전 농사용 트럭이 다니던 강변 둔치 길이다. 이 길을 광산양수장 근처까지 이어져 있다.

산허리에 개비리길도 있는데 이어지고 끊어져 정비가 필요한 구간이다.

2차 : 4. 10 소재미~중간, 1km, 3시간, 오종식

효재암곡 마을 뒷산 효암재에서 오항으로 가는 길을 찾아 나섰다. 파릇한 새싹이 돋아나는 봄기운 만끽하며 조심스럽게 가지를 자르고 쓰러진 나무를 자르며 앞으로 나갔다. 20분쯤 가니 낙동강이 발아래 나타났다. 강 건너는 의령군 낙서면 여의리이다. 오른편 아래 나무사이로 광산양수장 꼭대기가 보인다.

생강나무 꽃은 지고 새잎이 하트를 그리며 연초록으로 봄 햇살에 살랑이다. 감태나무가 새싹이 나오고 꽃대가 올라온다. 분꽃나무 꽃이 소담스럽게 피어있다.

강에서 올라오는 봄바람을 맞으며 천천히 들어갔다. 멧돼지가 목욕한 진흙구덩이가 보이고, 소나무와 참나무에 몸으로 비벼 영역을 표시한 곳이 많아 길을 멈추고 다음을 기약했다.

3차 : 4. 13 효암곡마을 효암재(광산양수장)~시남 고곡양수장, 1.9km, 오종식, 노용호

며칠 후 노용호박사와 동행하여 효암마을 뒷산 광산양수장에서 시남리 고곡양수장까지 약 2km구간을 3시간에 걸쳐 길을 개척하며 답사를 했다.

중간 쯤 가니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6.25전사자 유해발굴 진행지역」이란 안내 리본에 나무에 달려있었다. 이 구간 1950년 7월 25일부터 약 2달간 미군이 주축이된 UN군이 방어한 영산박진지구 전투지역이다. 조선시대 영남사림 선비들이 뱃놀이를 하던 선유(船遊)의 길이며, 북한군을 방어하던 호국(護國)의 길이기도 하다. 힘들었지만 곳곳에 각시붓꽃이 피어 우리를 반겨주었다.

4차 : 4, 15 오항~시남리 고곡양수장, 직선거리 500m, 오종식, 한중권

마지막 구간이다. 500미터의 짧은 구간이지만 가장 험난한 구간 이였다. 3월 19일 이이목개비리길을 걷고 시간이 조금 남아 오여정 뒤로 200여 미터를 가다 무서워 포기했다. 주매에서 민박집을 운영하는 굴렁쇠 한중권선생과 동행하여 다시 한 번 도전했다. 2시간에 걸쳐 길을 열었다. 마삭덩굴이 뒤엉켜있었고, 쓰러진 나무가 많아 시간이 많이 걸렸다.

며칠을 걸려 옛 사람들의 흔적을 따라 길을 찾았다. 옛 길을 보수하면 낙동강 변의 개비리길을 모두 연결할 수 있다.

이 강변 개비리길과 강변 마을, 강변 둔치를 생태관광자원으로 개발하면 미래 먹을거리를 만들 수 있는 중요한 관광자원이다.

가칭 마수원개비리길은 유어면 유어파출소에서 오여정까지 5km구간은 잊혀진 구간이다. 이 구간의 특징은 산등성이를 걷는 낙동강을 가장 길고 아름답게 볼 수 있다. 생강나무, 감태나무, 참나무류의 봄은 초록 물결, 가을은 단풍이 아름다운 곳이다.

낙동강 60km 물길 따라 6개의 개비리길과 강변길을 연결하면 150리(60km)이다. 60km를 완주하려면 2박 3일 일정이다.

조선시대 낙동강 중류 영남사림들의 뱃놀이 구간인 가칭 「낙동강선유(洛東江船遊) 길」은 강을 끼고 걷는 다른 길과 차별화되는 매력적인 관광 상품이다.

강변 정자와 나루터, 선비들의 선유기록(봉산욕행선유, 용화사고선유, 용화산선유, 경양대선유), 합천보과 창녕보, 강변 마을단위의 특산물, 청년 간이식당, 캠핑촌 조성등 수많은 수익모델을 창출 할 수 있을 것이다.

비사벌뉴스 bsb271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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