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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변에 국립습지고고박물관 유치해야(125회)

기사승인 2021.04.29  09:5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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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사진 이인식위원

사지포 둑방에는 봄바람이 모질고 거칠다. 모처럼 트럭 안에서 '세상의 모든 음악'을 들으며 어둠을 기다린다. 겨울철새들은 대부분 떠났지만 봄철 이동하는 도요물떼새는 먹이 터로 이곳을 이용하고 있다. 이곳이 보호지역이 안되었다면 유원지가 되었거나 지방공단이 되었을 곳. 불현듯 97년 생태계보전지역과 99년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하는 과정에서 민간습지보전운동가였던 나조차 굳은 신뢰를 보냈던 환경부의 당시 공무원이었던 김원민씨가 보고 싶다. 주민과 창녕군조차 보호지역에 반대했던 당시의 상황은 살벌했지만, 끝까지 주민과 행정을 설득했던 그와 막걸리 한잔 하고 싶은 저녁이다.

우포늪에서 민주주의를 생각한다

밤을 뜬 눈으로 지새우고 4.19 아침을 맞는다. 우포늪과 인연을 맺는지도 30년이 지났다. 91년 낙동강에 페놀사태가 터지자 대구에서부터 달성군을 거쳐 창녕 땅에 들어서서 우포늪이 쓰레기 매립장이 되어 있는 모습을 보면서 기가 찼다. 당시 각 지자체는 쓰레기 매립장을 강과 하천 변 늪(습지)에 마구 버리고, 묻어버리던 시절이었다. 그래서 우포늪에서 제일 먼저 한 일이 쓰레기 매립장에서 늪으로 흘러나오는 오염된침출수 현장을 언론에 알리고, 물을 관리하는 환경부와 지자체의 태도를 고발하는 일이었다. 대표적인 곳이 함안군과 의령군, 창녕군이었다. 심지어 마산 쓰레기를 함안 사도매립장으로 보내던 시절이었으니, 지자체의 쓰레기 매립장은 당연히 늪으로 보내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세월이 흘러 70에 이르니,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했던 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 우포늪에 들어와 산지도 12년이 지났다. 아직도 나보고는 창녕 사람이 아니라고 한다. 특히 우포늪을 팔아먹고 산다고 창녕 읍 술집에서 일부 인사들이 성토한단다. 시정잡배들이다. 나는 지면을 통해 공개하지만, 창녕군이나 경상남도로부터 어떤 지원을 받아 우포늪 보전운동에 나선 적이 없다. 있으면 공무원들이 나서서 공개하면 된다. 우포늪에서 지난 세월을 회고하며 연분홍 빛 산하에 연두 빛 울음소리가 나라 안 곳곳에 선연하다. 제주 4.3을 시작으로 4.11 마산에서 김주열 주검이 바다에 떠오르고, 3.15의거 탑에는 역사적 기록이 있다. 늘 그 앞을 지난 마산중학을 오가며 선배들의 민주주의에 대한 학습으로 정의감을 키웠는지도 모른다. 지금도 우포 하늘을 보며 역사 속 인물인 신돈과 남명, 영산의 조성국 선생 등을 기린다. 더하여 따오기복원센터 자리는 임진왜란 때, 곽재우 장군의 게릴라전의 무기창고로 사용했던 그 흔적을 둔터로 부르고 있다. 이런 선현들의 의병전신과 일제하 독립군의 활동이 이승만 독재정권에 항거한 4.19로 이어지는 민주주의 대장정이 고스란히 역사 속에 남아 있다. 아직도 미완으로 남아있는 4.16 세월호 아이들의 죽음과 더불어 4월의 정신을 가슴에 묻어 두며 매일 두 손 모으며 살아간다. 이제 남은 인생을 다시 여정을 성찰하고 낮고 겸손하게 살아갈 것을 다짐한다. 과거 역사 속에 젊은 청년들의 사랑과 희생 앞에 다시 민주주의 대장정에서 일시 이탈한 자들도 품어 선비정신으로 자리한 낙동강 중류가 맑아지기를 기다린다.

우포늪 보전과 따오기복원을 제안한 환경단체

15년 전, 중앙환경운동연합은 2006년 4월28일-5월5일까지 중국 산시성 양현에 있는 따오기의 번식지 방문 및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당시 방문은 환경연합이 한국 및 아시아 지역의 멸종위기 조류와 서식지 보전활동을 중점사업으로 선언하면서 국제협력을 위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는 의미였다. 우리나라에서는 천연기념물인 따오기가 멸종하였다. 따오기는 1979년 아치볼드 박사(국제두루미재단 이사장)에 의해 비무장지대 근처 대성동에서 마지막 한 마리가 발견된 이후, 아직까지 한국에서는 발견되지 않고 있었다. 이러한 이유로 한국에서는 이미 멸종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도 중국 양현에서만 야생상태에서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을 때이다. 중국 국가1급보호동물인 따오기는 중국의 대표적인 보호동물인 팬더와 함께 중국의 자연보호의 자존심을 보여주는 상징이다. 번식지에 대한 접근은 제한된 사람만이 출입할 수 있으며, 번식지 및 서식지 일대의 자연생태도 중국 정부가 엄격하게 보호하고 있는 곳이다. 당시 조사단은 환경연합 습지보전위원회 이인식 위원장, 김혜정 사무총장, 국립환경과학원 박진영 박사 등 총 14명으로 구성되었다. 중국 양현 따오기 번식지의 현장조사활동을 실시한 후, 중국 산시성 임업청 등 한중 정부 및 민간교류를 통해 한국에서의 따오기 서식지 복원의 가능성을 본격적으로 논의를 시작하였다. 이를 계기로 창녕군과 경상남도, 환경부, 국내외 전문가들의 관심과 중국정부의 적극적 협력, 언론과 국민들의 관심과 성원을 이끌어내는 게기를 마련했다. 환경연합은 이미 멸종위기조류인 저어새 보전활동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으며, 중국 따오기 번식지 방문 및 조사활동을 계기로 따오기의 복원 및 서식지 보전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쳐갈 계획이었다. 한편 6월 ‘환경의 날’을 맞이하여 한중일 멸종위기조류 사진전 및 국제심포지엄도 개최했다. 이후 정부와 경상남도, 창녕군과 힘을 모아 2008년 10.17일 둔터 따오기복원센터에 룽팅, 양저우 두 마리가 안착하면서 우포따오기복원의 대장정이 시작되었다.

김종규, 하종근, 김충식, 한정우 군수로 이어지는 따오기복원의 대장정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2년 동안 지자체와 주민들의 노고가 컸다. 이에 더하여 성공 여부는 이해당사자들이 지혜를 모으는데 달려있다. 특히 습지 주변의 농업을 친 생태적으로 전환하여 자연과 농업이 공생하면서 도시의 소비자들이 신뢰하는 농축산물을 생산하도록 지원프로그램에서 따오기 복원이라는 소재를 적극 활용하는 일이다. 우포늪에서 따오기가 살려면, 늪에 인접한 논과 하천 관리가 중요하다. 이러한 과제를 지역주민과 습지보전단체, 지자체가 먼저 정부를 향하여 정책 마련을 위한 프로그램을 제시해야 한다. 따오기 복원은 환경부의 생물자원 보전정책을 뛰어넘어 농식품부와 협력프로그램을 통해 농업 회생의 길을 제시해야 하고, 문화 관련 부서는 천연기념물 복원과 더불어 주민들을 위한 생태관광프로그램도 적극 개발해야 한다. 어쩌면 이런 노력 속에서도 야생에 나간 따오기들은 천적과 사람, 농약, 오염 물질 등에 의하여 10마리 중 5마리 이상이 소실될 수 있음도 알아야 한다. 실제로 그동안 야생포식자로 알 수 없는 이유로 많은 개체들이 소실되었다. 심지어 위치추적기에 문제가 생겨 행방불명 따오기도 있었다. 그러나 일부 개체는 내서 광려천 등 시민제보로 되찾기도 했다. 이제 기후위기와 생물다양성 회복이라는 국제적 공동과제를 협력하는 시대로 전환하고 있다. 이럴 때, 지역의 자연자산을 잘 보전하고 현명하게 이용하는 전략을 마련하는 지자체들이 빛을 발하는 시대로 점차 나아가고 있다.

낙동강 생태경제벨트 성공과 습지고고박물관 유치해야

창녕 비봉리 습지유적과 창원 다호리 습지유적은 낙동강의 선물이고 중요한 국가유적이 되도록 습지고고박물관 유치에 지연 국회의원이 나서야 할 때다. 덧붙여 앞으로 남북관계가 진전되어 제일 먼저 할 수 있는 교류프로그램은 남북이 공동으로 1979년 판문점에서 마지막으로 기록된 따오기의 흔적을 추적하고 우포따오기로 복원사업을 벌이는 일이다. 정부는 남북한 야생동물의 생태 교류를 위해 비무장 지대 철책 일부를 제거해 생태통로를 만들어, 야생동물들이 자유롭게 왕래하도록 종 복원사업을 기획할 때이다. 이렇게 되면 민통선을 비롯한 비무장지대의 자연유산이 생태관광 자원이 되어 한반도 전역의 생태자원에 대한 관심이 국제사회로 퍼져나가게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우포늪이 야생따오기가 살아가는 람사르습지 도시라는 브랜드와 생물권보전지역, 유네스코자연유산 등재를 위한 발걸음을 창녕군과 전문가들이 차곡차곡 준비해 나간다면 자연과 농업이 공생하는 아름다운 모델도시로 거듭날 것이다. 경상남도는 우포따오기가 주남저수지와 화포천 등 자연생태계가 뛰어난 곳으로 이동할 것을 예측하여 잘 보전된 지역을 생태경제벨트로 발돋움하도록 프로젝트를 가동할 때이다. 조만간 경상남도와 생태경제벨트권 지자체들은 국가전략과제인 그린뉴딜 정책에 적극적으로 나서서 현재와 차기 국정과제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준비할 때다

비사벌뉴스 bsb271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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