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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의 영웅들이 오늘의 현실을 직시 한다면

기사승인 2021.05.24  21:2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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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용태(신돈사상연구회 회장)

감사와 사랑의 마음을 전할 일이 많은 싱그러운 계절 5월에도 코로나 때문에 바깥출입을 자제하다 보니 몸이 근질근질 하고 답답해서 산책길에 나섰다.

코로나 때문에 실내 다중시설은 출입이 제한되어서 그런지 의외로 야외에 사람이 많이 나와 있다.

시원한 봄바람을 쐬고 나니 머리가 맑아 졌다. 생각이 꼬리를 물고 끊임없이 나 자신에게 묻고 또 묻는다. 고려 말 개혁자 신돈왕사의 정신과 실천력에 대한 성찰과 질문이다. 서슬이 시퍼렇던 암흑한 시절에 개혁의 가치를 높이던 영웅들의 이야기를 서술해 보고자 한다.

먼저, 통일신라시대로 올라가 보겠다.

신라가 3국을 통일하고 여세를 몰아 당나라까지 물리치고 완전독립(676년)을 성취한 뒤,100여 년 간은 외침이 없어서 나라의 기강을 바로 세우고 태평성대를 구가할 수 있었다.

하지만, 고인 물이 썩는다고 했던가,8세기말부터 골품제도의 폐해와 귀족의 수탈이 도를 넘어 백성들의 삶은 도탄에 빠져들고 말았다.

그 때 당나라에서 벼슬을 버리고 조국을 구하기 위해 귀국한 최치원이 진성여왕에게 골품제도의 폐단을 비판하고, 유능한 인재를 등용하기 위해 과거제를 실시할 것을 청하고, 유교를 정치 이념으로 받아들일 것 까지 요구한 <시무10조>를 올리고 세상을 바꾸고자 했다.

하지만 그의 꿈은 진골들의 반발로 무산되고 말았다.

육두품인 최치원은 신분의 한계를 실감하고 뜻을 펴 보지도 못한 채 가야산에 입산, 세속과 인연을 끊었다. 그로부터 약 400년이 지난 고려 말,혜성같이 나타난 분이 계셨으니 그가 바로 신돈 왕사 이다.

신돈에 대한 평가는 700년이 지난 지금까지 공(功)보다는 과(過)가 부각되고 있어서 참으로 안타깝다. 하지만 최근 들어 중세사를 연구하는 많은 학자들이 기회가 있을 때마다 신돈의 개혁사상을 재조명하고 명예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어서 만사지탄(晩時之歎)한 감이 없지는 않지만 그나마 다행이다.

그는 기철 등 몽골 황실 측근의 권문세족이 득세하는 고려에서 백성을 위한 개혁을 단행 했으니, 엄청남 저항에 부딪힐 수밖에 없었다.

공민왕도 신권(臣權)을 약화 시키고 왕권을 강화하기 위해 신돈을 이용했다.

그는 해방을 위해 노비안검법(奴婢按劍法)을 실시해 억울하게 노비가 된 사람을 양인 신분으로 환원 시켜 주었고, 강제로 농토를 빼앗긴 사람에게 토지를 돌려주는 전민병정도감(田民辨整都監)을 설치해 시행했다.

또, 성균관을 중흥하고 유생들을 양성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개혁을 추진하던 중에 왕비가 죽어, 실의에 빠진 공민왕은 국사를 돌보지 않았다.

그때,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던 귀족들이 심약한 왕에게 접근해, 신돈을 중상모략하고 삭탈관직하고 목숨까지 빼앗았다. 따라서 그의 개혁도 중단되고 말았다.

하지만 정도전 등 신진사대부에 의해 조선건국이후 토지개혁과 조선경국전 등 국가의 기틀을 마련하는데 대부분 원용되긴 했지만 아쉬움은 크다.

끝으로, 조선 중종 때의 개혁가 조광조를 소개 하겠다.

그는 당시 조정의 주류인 훈구파 출신이 아니었다. 사림의 거두 김굉필의 문인으로 중종 때 관직에 올랐다.

그는 성품이 올곧아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강직한 성품을 가진 분이라 기득권 세력의 훈구파의 눈에는 가시 같은 존재였다.

그는 성리학 이론서의 보급과 소격서를 철폐하고 중종반정 때 거짓으로 공로를 인정받은 사람들을 찾아내 취소하는 위훈삭제 등을 단행했고 정치에 성리학적 도학이념을 도입할 것을 주장하다가 기득권층의 반발과 모함으로 반역자로 몰려 38세의 젊은 나이로 죽임을 당했다.

고려 말 신돈과 조선 중종 때 개혁을 주도한 조광조의 공통점은 왕명을 받들어 정치개혁을 시도 했지만 기득권 세력의 완강한 저항에 부딪쳐 좌절했다. 심지어 권력을 이양한 왕마저 세력이 커지는 것을 두려워, 이용만하고 끝내 토사구팽(兎死狗烹)하고 말았다.

예나 지금이나 개혁을 꿈꾸는 사람은 공명정대하더라도 절대 선을 넘지 말아야 한다. 또 허물이 없어야 한다.

개혁한다는 사람이 부정한 짓을 범하거나 떳떳치 못한 행동을 한다면 윗선에 누를 끼치게 마련이다.

적용하는 잣대는 누구에게나 공정해야하며 어떠한 경우라도 예외를 적용해서는 안 된다. 가뜩이나 코로나 때문에 우울한 요즈음, 국내의 정세가 시끌벅적해서 개혁의 영웅들을 소환해 그들의 숭고한 정신을 유추해 보았다.

 

비사벌뉴스 bsb2718@hanmail.net

<저작권자 © 비사벌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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