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setNet1_2

우포늪 복원으로 세계자연문화 유산 되어야

기사승인 2021.06.06  09:11:01

공유
default_news_ad1

- 글, 사진 이인식위원

소목마을 나루터에는 나무로 만든 작은 배가 물안개 속에 그림처럼 떠 있다. 나무로 배를 만들어 배 밑창은 철판을 대는 1인용 배이다. 보통 장대를 저어서 가기 때문에 장대배라고 부른다. 또 배 앞이 약간 들려 있어서 이망(마)배라고 부르기도 하고, 그냥 늪배라고도 한다. 소목마을 주민들은 장대로 배를 밀고 나가 늪에 쳐 놓은 낭자망에서 붕어, 가물치 등 각종 물고기를 거둬 올린다. 이른 아침 봄가을 물안개 늪을 오가는 장대배의 풍경은 무릉도원이다. 이 풍광과 더불어 이마배를 저어 물고기를 잡는 모습까지 귀중한 우포늪 자연유산이다. 여름 초입초록이 짙어지면서 새들도 분주해 진다. 자식들 먹이느라고 어미들은 부지런히 움직인다. 야생의 따오기도, 삵, 오색딱따구리, 고라니 등도 관찰 길에 많이 눈에 띈다. 늪과 숲이 깊어질수록 멸종위기 종들이 더 많이 돌아오거나, 복원을 위한 서식처 확보와 주민들과의 협력 사업에 깊은 신뢰를 만들어가야 할 때다. 우포따오기가 야생에서 번식을 성공함으로써 첫 생명들을 어떻게 잘 보살필 것인가를 민관-주민들 간의 숙론이 필요하다. 특히 먹이 터와 더 넓은 서식지 확보 그리고 우포늪 수위조절에 관한 문제는 이해관계자 간에 정교한 토론이 필요한 시점이다.

야생따오기 새끼들 날개 짓 걸음마 연습 중이다

지난 3월 26일 첫 부화한 야생따오기 두 마리는 잘 자라고 있다. 주민과 복원센터, 감시원 등이 가끔 전해주는 소식만 듣다가 오늘은 이소 준비를 하는 현장에 들렀다. 지금까지는 센터와 주민의 협력으로 순조롭게 잘 자라고 있다. 다행히 이때가 모내기철이라 논을 이용하는 따오기들을 위해 보호단체가 많아지고, 미꾸라지 등 먹이봉사 후원 활동이 활발해지면 좋겠다. 오늘 새끼 두 마리는 소나무가지에서 아기 걸음 옮기듯이 조심스럽게 걸음마 연습을 한다. 제법 날개 펴기를 가끔 하면서, 뒤뚱뒤뚱하며 걷는다. 나무 가지를 스스로 오르내리면서 균형 잡기 학습을 하고 있다. 어미도 먹이를 주고는 맞은 편 작년 둥지 근처에서 스스로 걸음마와 날개 짓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가끔 어미는 건너편 숲에서 따옥따옥 울음소리를 내며 새끼들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듯하다. 복원센터가 이소할 때를 대비해서 노랑발찌 표식을 70단위로 한 것도 눈에 들어온다. 어미는 논에서 먹이도 물어오고, 새끼들은 어미 입안을 향하여 밥 달라고 보챈다. 그 모습이 TV에서 보는 다른 야생의 새끼들 행동과 다를 바 없다. 사실 나는 새들 둥지를 보지 않는다. 멀리서 쌍안경으로 관찰할 뿐이다. 다만 새들이 다 자라서 이소 준비를 할 때는 어미와 새끼의 행동을 관찰하면서 야생에서 잘 살아가도록 서식지 확보를 위하여 관찰 정보 제공과 정책제안 등을 한다. 이렇게 하는 까닭은 사람 냄새와 흔적으로 천적으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함이다. 특히 알을 품고, 새끼를 기르는 동안 지나치게 가까운 거리에서 사진을 찍거나 지켜보는 행동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조만간 자연으로 나갈 어린새끼들을 위하여 간절한 두 손 모음으로 대신하며, 정부와 지자체에 제안한 야생동식물 서식지 복원과 확대로 이들이 사람과 편하게 어울려 살아가도록 더 애써야겠다. 어린생명의 움직임을 보며 힘이 온몸에서 솟구치는 아침이다.

부엉이와 올빼미에 대한 옛 기록들

솔부엉이가 어둠이 내리는 시간에 우포늪 미루나무 길에서 소리 없이 나타났다. 귀여운 표정의 작은 새가 어둠 속에서 서로 빤히 쳐다보게 되어 특별한 경험이었다. 주로 밤에 활동하고, 곤충, 박쥐, 작은 들새를 먹고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 옛 기록에는 올빼미/부엉이류 (鴟梟/鵂鶹)는 울음소리가 흉하고 그 기질이 악하다하여 모두 흉조로 취급되었다. 증보문헌비고에서는 고려 말 (충렬왕, 고종, 인종 등), 조선왕조실록에서는 조선 초기(정종, 세종, 태종)에 산올빼미(鵩鳥)나 부엉이가 궁에서 울어 해괴제(解怪祭)를 지냈다는 기록이 특히 많다. 세종 때에는 30회에 가까운 부엉이 울음에 대한 기록이 남아 있으나, 세종 24년(1442) 결국 왕이 ‘대궐 안의 부엉이가 운 곳에다 해괴제를 거행하는 일이 없도록 예조에게 명’한 이후로는 더 이상 기록이 없다. 올빼미는 치효(鴟梟), 즉 은혜를 모르는 간악한 자로 비유되거나 효음(梟音)·경장(獍腸) 또는 줄여서 효경(梟獍)으로서 부모를 잡아먹을 정도로 배은망덕한 악인을 비유하는 말로 주로 조선왕조실록에 등장한다. 올빼미를 닮았다는 것도 같은 맥락이어서 간악한 자의 인상을 묘사할 때 ‘올빼미 눈’을 가졌다고 표현했다. ‘효경처럼 사나운 성품(梟獍之性)’ 효경과 같은 무리(梟獍之類)‘라는 표현도 같은 맥락에서 사용되었다. 부엉이 올빼미 소쩍새 모두 다 같은 올빼미 종류인데 전 세계 160여 종이 있고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부엉이와 올빼미도 10종류가 넘는다. (출처-한국학중앙연구원)

현재 부엉이와 올빼미는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까?

실제로 로마신화에 나오는 지혜의 여신 미네르바의 올빼미나 해리포터와 마법사에 나오는 올빼미는 밝고 좋은 지혜와 슬기의 이미지가 강하다. 똑똑한 박사님처럼 사각모에 안경을 쓴 올빼미 만화 캐릭터로 묘사된다. 부엉이는 바위 절벽이나 벼랑에 둥지를 틀고 알을 낳아 새끼를 키우지만 올빼미는 오래 되고 큰 나무의 구멍에 둥지를 튼다. 그래서인지 한자로 올빼미 효(梟)는 나무 위의 새라는 뜻이다. 글쓴이가 만난 솔부엉이의 몸길이는 약 25㎝이고, 머리·등·꼬리는 진한 갈색이다. 가슴과 배는 흰색으로 암갈색의 세로줄무늬가 있다. 꼬리에는 암갈색의 가로띠가 있으며, 부리와 발은 노란색이다. 여름새로 숲의 나무나 도시의 공원 등에서 생활한다. 한편 번식기 부엉이 집에는 꿩이나 토끼 같은 먹이가 가득하다. 새끼에게 먹이기 위해 잡아 둔 것인데 그래서 부엉이 집은 먹을 복이 있는 집을 말하고 부엉이 굴을 찾았다는 것은 횡재를 했다는 의미로 통한다. 둥지를 틀고 알을 낳아 새끼를 키우지만 올빼미는 오래 되고 큰 나무의 구멍에 둥지를 튼다. 지금은 부엉이류에 대한 멋진 캐릭터가 우리나라에도 많다. 혹 도심에서 부엉이나 올빼미 울음소리가 들리면 행운과 장수, 재물을 상징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중이다. 어둠이 내리는 시간에 부엉이의 울음소리는 마음에 평화를 스며들게 한다.

기후위기와 생물다양성 회복 어떻게 할까

그 답은 아이들과 오랫동안 자연학습을 하면서 자연의 품, 어머니의 품 같은 자연에서 사람과 자연이 공생하는 법을 배우고 가르치는 일이다. 30여 년 동안 아이들과 낙동강 주변의 습지들을 찾아다니면서 자연 배움을 나누었다. 이제 왜가리할아버지로 불리는 나는 우포늪을 중심으로 낙동강 생태경제벨트를 구축하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한국형 그린뉴딜정책에 포함시키려고 노력중이다. 여기에는 주변 농경지를 습지로 복원해 야생공원으로 회복하는 매우 야심찬 구상도 포함돼 있다. 이른바 와일드 라이프 파크(Wild life park) 프로젝트다. 이것은 우리 아이들을 위한 꿈꾸는 설계도이다. 필요하다면 다음 대선공약으로 4대강 전체에 걸쳐 지역별 시민사회와 협력하여 야생동식물의 서식지 회복 프로젝트로 지역별 특징을 살려 속칭 생태토목 사업을 통해 그동안 4대강 사업과 지자체별 토건사업 등으로 훼손된 자연을 복원하는 일이다. 남은 10여년 활동 할 수 있는 시간 동안 30년 동 우포늪보전과 따오기복원 등에 쏟은 세월에 더하여 야생동식물 서식지 회복에 온 힘을 모을 참이다. 지난 세월 우포늪과 낙동강 배후 습지를 사랑하고, 지키고, 야생동식물들과 함께 살아온 까닭 중에 가장 중요한 심장 노릇을 한 것은 아이들의 미래세상을 위해 아이들과 함께 활동한 것이다. 과거 우포늪 주변 대지초등학교 아이들과 관찰활동, 지금 매달하고 있는 도시 아이들의 따오기복원센터 앞 따오기를 기르는 논 습지 생물 관찰과 따오기 쌀을 생산하는 프로그램 등이다. 지난해는 코로나로 일본 후지마에 갯벌 아이들과 교류도 못하고, 태풍장마비로 논에서 쌀을 수확하지 못했지만 복원습지 인 산밖벌(늪)에서 야생동식물 관찰과 그림그리기. 신나게 놀기 등 많은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여러 강사 선생님들과 학부모들께서 동행하여 자연에 대한 사랑을 더 넓게 펼쳤다. 코로나 시대에 자연사랑 배움과 행동은 기후위기시대에 미래 세대들이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살의 첫 번째 덕목이다. 또 다시 이들을 노아의 방주나 불구덩이에서 지옥 불을 경험하는 일을 기성세대가 물려줄 수 없다. 교만한 독립적 인간이기 전에 자연의 한 종으로서 어떻게 우주별에서 살아가야 할지를 고민하는 새로운 신사고를 일상화하는 행동의 구체화를 고민해야 할 때이다.

비사벌뉴스 bsb2718@hanmail.net

<저작권자 © 비사벌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4
default_side_ad1
default_side_ad2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etNet2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