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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포늪 왕버들 기후위기와 탄소중립에 으뜸이다

기사승인 2021.08.14  09:4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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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사진 이인식위원

제주사람 송상일은 필자와 늪을 걷고 나서 “이 새벽과 보이지 않는 새들의 울음소리, 그림자로 나는 새들이 모두 우포인 것이다.…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 우포늪은 우리의 눈앞에 자연 성지(聖地)의 신비를 장엄하게 펼쳐 놓았다”고 썼다. 그 장소가 왕버들과 물안개가 여명을 뚫고 나오는 비밀의 정원 모습이 아닐까. 지금 폭염 속 우포늪은 마름이 초록융단을 만들었다. 순백의 백로 떼들이 먹이활동을 하는 모습은 장관이다. 폭염이 늪의 생명들에게도 계절을 빠르게 달리게 하여 멀리 남쪽으로 이동해야 할 새들에게는 배부르게 먹이를 축적하게 한다. 물기를 흠뻑 머금고 있는 왕버들도 여러 생명들을 키운다. 도깨비불을 키우는 큰 어머니 노릇을 한다. 시골마을이나 개울이 흐르는 논둑을 따라 걷다보면 비스듬히 개울 쪽으로 기울어져 자라는 나무들을 볼 수 있다. 대부분 버드나무군락들이다. 그 중에서도 선조들은 큰 고목으로 자라는 왕버들을 당산목으로 이용하여 마을의 안녕을 빌었다. 그 풍광은 고향마을의 그리움을 나타내는 모습이다. 우포늪에도 왕버들 군락지로서 대표적인 곳이 징검다리 주변 일곱그루의 왕버들의 모습니다. 한 때 이 왕버들군락지도 사라질 뻔한 일이 있었다. 보호지역이 되기 전에 왕버들 군락지 주변은 농부들이 농사짓는 땅이었다. 그래서 농사 짓는데 그늘이 생기지 않도록 왕버들을 베어내는 그 현장에 필자가 마침 있었다. 다행히 나무 베는 일을 중지시키고 이듬해에 보호지역이 되면서 살아남은 행운목이기도 하다.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방문하면 아름답고 야생의 느낌을 많은 곳이라며 기념사진을 남기는 명소가 되었다. 왕버들은 버드나무과에 속하는 나무로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 중국 등지의 따뜻한 곳에서 자란다. 버드나무에 비해 키가 크고 잎도 넓기 때문에 왕버들이라 불리며, 잎이 새로 나올 때는 붉은 빛을 띠므로 쉽게 식별할 수 있다. 나무의 모양이 좋고, 특히 진분홍색의 촛불같은 새순이 올라올 때는 매우 아름다워 도심지의 공원수나 가로수로도 아주 훌륭하다. 왕버들은 습기가 많고 축축한 땅이나 대체로 바로 옆에 물이 있는 개울가에 터를 잡아 항상 습기가 가득한 몸체로 살아 둥치가 잘 썩어 왕버들 고목은 대부분 커다란 구멍이 뚫려 있다. 이렇게 생긴 구멍과 관련하여 도깨비 이야기가 있다. 그래서 한자 이름도 귀신이 사는 버들이란 뜻으로 ‘귀류’(鬼柳) 또는 개울 옆에 잘 자란다고 하여 ‘하류’(河柳)로 불리기도 한다. “대한민국의 명승 105호인 청송군 주산지에서 보듯이 왕버들은 물 속에서도 자랄 수 있다. 버드나무류가 물속에서도 자랄 수 있는 이유는 수목 내 생리물질인 식물 호르몬의 농도 변화에 따른 것이다. 즉 일반적인 수목은 물에 잠기면 공기와 차단됨에 따라 토양 내 산소가 부족해지고 뿌리의 기능이 떨어져 괴사하게 된다. 그러나 버드나무류가 물에 잠기면 수목 내 에틸렌과 옥신의 농도가 증가하고, 지베렐린과 사이토키닌이 감소하여 식물의 구조에 변화가 생기고, 기공의 폐쇄를 유도하는 아브시스산의 농도가 증가함으로써 기공을 닫는다. 이러한 호르몬의 변화로 인해 이산화탄소와 유해 가스를 배출시키게 되고 부정근이 발생함으로써 물에 잠겨 쇠약해지거나 고사한 뿌리의 기능을 대체하게 된다”(강기호 등, 2014)

한중일환경교류가 동북아생명평화로

우포늪을 기반으로 생태복원과 국제환경교류, 람사르협약총회 등으로 세계로 나아가는 길이 열린다. 내년 중국 우한에서 개최되는 람사르협약총회에 경남교육청과 환경부, 중국정부가 공동제안하는 습지환경교육결의안 통과를 위해 한중일환경교류회 20년사를 부스에서 알리는 작업도 하면 좋겠다. 오늘은 한중일환경교류회를 줌으로 하는 날이다. 오전에는 한일, 오후에는 한중 순으로 교류회는 진행되고 있다. 오랜 벗들 얼굴 보아 좋다. 중국대표 주우홍은 발표에서 이사가면서 새 주인이 들어오면 집안 타일 등 모든 것을 폐기물로 만들 것을 예측하고, 재활용 할 수 있는 것은 가지고 간다고 한다. 동료들은 여러 분야에서 실제로 실천하고 있으며 내년 동계올림픽도 그렇게 준비한단다. 한징선생도 우리가 코로나 국면에서 스스로 헤쳐 나갈 환경교재를 준비하여 모든 교육자들이 우리아이들의 마음을 움직여서 행동에 나서도록 교육하자고 발표한다. 토론에서는 2030 OECD 보고서에 근거한 한일 기후위기 교육과정에 대한 수와교수와 정대수연구사의 질문과 답변을 통한 또 다른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을 모두가 공감했다. 미래교육에 대한 화두가 분명함에도 한국교육부와 일본 문부성의 교육과정 진행을 지켜보면서, 한국에서는 비판적 의견도 준비할 것이다. 아직도 3국은 성장 중심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민간차원에서 비판이 필요하다. 중국도 교육부는 탄소중립에 적극적 관심을 가지고 교육과정에 반영하는데 관여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누었다. 한중일 환경교류회는 같은 주제를 다양하게 실천하는데 공감하면서 '변혁적 역량'에 대한 행동 공유도 필요하다. 마지막 즈음에 오랫동안 건강문제로 고생하고 있는 니시다선생께서 줌에 얼굴을 비추어서 모두가 환호하였다. 국경은 있어도 동북아평화공생이라는 가슴에 담은 소원은 국경이 있을 수 없다. 행복한 시간이다. 내년 중국교류회는 대면이기를 바라면서 행복한 교류를 마쳤다.

기후위기와 탄수중립은 시대적 과제이다

프랑스 하원은 헌법 조항 제1조에 "국가는 생물 다양성과 환경 보존을 보장하고 기후변화와 싸운다"를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상원이 반대하여 부결되었지만, 국민의 여론에 따라 조만 간 새롭게 부상할 수도 있다. 유럽을 필두로 기후재난 시대에 인류가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을 자연을 파괴한 대가라는 것을 확인한 셈이다. 거대한 홍수에 노아의 방주를 다시 인간은 타기 위하여 얼마나 더 많은 화석연료와 대규모 토목공사에 의존하여 살아갈 것인가를 결단해야 할 시간이다. 한때 유럽의 찬란한 산업혁명으로 성장한 라인강 기적은 대한민국의 우상이었다. 그래서 우리나라도 이들 나라를 본 받아 강 따라 산업화와 도시화를 이루며 한강의 기적을 통해 성장 신화를 만들었다. 그러나 91년 낙동강 페놀 사건을 계기로 성장 중심사회의 신화에서 환경오염을 생각하여 먹는 물과 강 주변 수생태 개선을 위한 국가계획을 처음으로 세워 4대강 중 ‘낙동강특별법’은 2001년에 만들어졌다. 이렇게 강과 습지 등을 살리고, 오폐수 처리장을 증설하여 자연과 사람의 공생의 길을 정부는 시민사회와 협력하여 강을 살리는 정책을 세워 가고 있었다. 이즈음 우리보다 앞서 혹독한 환경오염의 대가를 치른 독일과 영국도 유럽 여러나라들과 협력하여 강을 살리는 정책을 시행하는 중이었다. 우리가 우상으로 삼았던 라인강과 템즈강도 오염 사고를 거쳐 강살리기로 연어가 돌아오고, 물범이 나타나게 되었다. 시민들과 정부는 한걸음 더하여 강 살리는 방안으로 보를 제거하고, 수질개선과 더불어 강 문화 창조로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시도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불행하게도 영국이 보를 제거하고 강변 습지를 복원하여 템즈강 주변에 시민들의 휴식과 아이들의 자연체험 교육장을 만들어 갈 때, 다시 강에 보를 만들고 준설작업으로 모래톱을 훼손하여 강물의 흐름을 막는 토목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수질오염과 습지파괴로 해마다 소위 녹조라떼로 불리는 독성물질이 강물에 창궐하자 임기응변으로 수문을 열었다 닫았다 하며 근원적인 해결책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이것에 대한 책임은 시민사회의 요구와 생태문화적 고려 없이 토건중심 전문가들의 횡포가 빚어낸 결과물이기도 하다.

국가는 생물다양성에 기반한 기후대난 대비한다

최근 유럽은 혹독한 오염사고로 사람이 죽고 전염병이 유행하던 시절을 두 번 다시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유럽연합 내 프랑스 하원은 헌법 조항 제1조에 "국가는 생물 다양성과 환경 보존을 보장하고 기후변화와 싸운다"를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불행하게도 우파가 다수인 상원에서 부결되었지만 지금 세계는 기후위기와 탄소중립이라는 과제 앞에 누구도 자유롭지 못하다. 유럽연합에서는 화석연료를 사용하여 만들어진 제품에 탄소국경세까지 매겨서 수출중심의 국가인 우리나라의 경우 치명적인 불이익을 당할 수 있는 당면한 현실로 대두되었다. 프랑스 헌법 제안 내용 속에 ‘생물다양성과 환경보존’에 대한 국제적인 과제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앞에서 열거했던 나라마다 성장신화에서 수생태보전과 복원, 생물다양성 서식처보전과 복원 등을 통해 새로운 지속가능한 녹색성장의 길이 보인다. 짧은 기간 동안 자연과 인간의 공존공생을 깨뜨린 고도의 토건중심 성장 정책을 최소화 하자. 오히려 소멸위기 마을이나 버려진 전통문화 유산을 생태적으로 회복하여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지 않겠는가. 최근 에니메이션 산업과 게임사업 기획자들은 전통자연과 문화 속에 숨겨진 신화들을 찾아 다닌다고 한다. 이것은 기존의 자연전통자원과 농업자원에 바탕한 문화, 역사, 예술자산까지 폭넓은 생명다양성을 회복하는 전략을 찾아 낼 때 가능할 것이다. 더하여 자연보호구역 뿐만 아니라 강변의 수많은 모래톱과 버려진 천변습지 가치까지 탐색해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는 더 많은 홍수터 확보로 기후재난에도 대비할 때다. 왕버들 같은 산림자원, 가시연을 비롯한 수생물자원들이 수질정화와 의약품 소재로 어떻게 작용을 하는지를 과학적으로 규명하는데 예산투입이 필요하다. 기후재난과, 탄소중립사회로 가는 길에 대형토건 사업 줄여서 인간이 살아남는 전략을 마련할 때다.

비사벌뉴스 bsb271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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