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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포늪 생태계 회복으로 전염병 예방하기

기사승인 2020.03.07  10: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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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사진 이인식위원

북극성 좌우로 북두칠성과 카시오페아가 초승달을 품었다. 초승달 입술이 분홍빛이다. 따오기 날개 빛처럼 아름다운 초승달이 따오기노을 같다. 가끔 창 밖 초승달이 나이고, 초승달이 따오기이며 내가 꿈꾸는 세상이라고 생각할 때가 있다. 언젠가는 따오기가 남북 생명평화의 도구로 잘 쓰이기를 매일 간구해 왔다. 나도 우포늪에서 복원한 따오기를 신의주에서 중국 단둥으로 오가는 따오기 관찰기록을 쓰고 죽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코로나 사태로 세상이 어렵지만, 자연의 품에 사는 나는 평화롭다. 도시에서 불안한 일상을 살아가는 벗들도 하루빨리 편안하기를 소원한다. 매일 11시에 늪에 들면, 오후 6시경에 집으로 돌아오는 것이 요즘 일상이다. 오늘은 가족들과 연인들이 맑은 바람 맞으며 늪 길을 걷는 모습이 보기 좋다. 북쪽으로 겨울철새는 날아가고, 마지막 남은 큰기러기와 큰고니들도 먹이활동에 분주하다. 버드나무에 새순이 오르면서 노랑, 분홍... 연초록빛으로 매일 변한다. “사랑한다는 것은 매일매일 새로운 길을 만들어 가는 것이라는” 드라마 ‘김사부’ 최종회에서 한마디가 여운으로 남는다. 초저녁에 보았던 초승달도 서쪽으로 넘어갔다. 또 내일 밤에 만나리라는 기대로 웃으며 잠자리에 든다. 잠자리에서도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위기감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고 여러 가지 상념에 잠긴다. 경험 할 수 없는 전파력으로 코로나19는 쓰나미처럼 밀려왔다. 그것도 신천지라는 쓰나미에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 같은 악재까지 겹쳤다. 3년 전, “전염병이 핵폭탄이나 기후변화보다 훨씬 위험할 수 있다” 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주 빌 게이츠 경고가 현실로 나타났다.

숲 생태계 파괴로 박쥐가 바이러스 전파

현재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한 사회혼란과 불안, 공포감 등이 우리가 살고 있는 창녕지역과 인근 대구, 경북 지역은 공황상태이다. 사람 간에 ‘사회적 거리 두기’라는 고상한 말로 사람이 가장 무섭다는 옛말이 현실이 되고 있다. 이 와중에도 매일 우포늪을 관찰 기록하는 필자의 눈에는 가족단위로 늪 길을 걸으며 자연을 즐기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이 모순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가. 인간이 자연을 파괴해 놓고 바이러스로 인한 병에 노출되면서 답답한 생활 속에서 견디기 어려워지자 결국 자연을 찾게 된다. 인간의 생태계 파괴로 그 값을 전염병으로 치르는 것이 아닌지 둘러볼 때다. 우포늪보전과 따오기복원 등의 의미가 이런 점에서 어떤 방향으로 인간이 숲과 하천, 늪, 논 생태계 회복을 해야 하는지를 스스로 그 답을 찾아야 한다. 박쥐에게 있던 코로나 바이러스가 변이를 거듭하며 다른 야생동물로 전파된 이후, 인간에게도 옮겨가면서 창궐한 바이러스가 ‘코로나19’다. 2003년과 2015년 한국을 강타한 사스, 메르스도 마찬가지였다. 지난해 12월 초 중국 우한에서 첫 환자가 나온 이래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지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중국 다음으로 가장 많은 확진 자가 발생한 나라라는 불명예까지 안게 됐다. 어쩌다 이렇게 큰 피해를 입게 됐을까. 바이러스의 실체는 무엇일까. 이동헌 과학칼럼니스트가 최근 이에 대한 답을 잘 정리한 글이 있어 발췌하여 실어본다. “스페인과 영국, 독일, 일본, 인도네시아, 노르웨이 등 다양한 국가들의 연구진들은 아프리카에서 에볼라 바이러스가 전파되자 공동 연구를 수행했다. 그리고 박쥐 바이러스의 전파가 인간의 산림파괴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연구진은 박쥐가 서식하는 숲을 보전하는 것이 바이러스의 전파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박쥐는 아주 오래전부터 바이러스와 함께 해왔다. 과학자들은 박쥐의 몸속에 137여 종의 바이러스가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박쥐가 바이러스의 자연 저장소가 된 것과 바이러스가 중간 숙주를 거쳐 인간에게 전파되는 현상은 기후변화와 큰 관계가 없어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기후변화는 생태계 변화를 동반하기에 관계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어떤 장소에 살지 않던 생명체가 새롭게 나타났다면, 그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의 세계에서는 큰 변화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기후변화 대응과 생태계회복으로 전염병 감소

인류 문명이 발전하고 숲을 포함한 자연이 인간에게 정복되면서 인간과 박쥐의 생활 영역이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덕분에 박쥐가 갖고 있는 바이러스 중 인간에게도 전염가능한 인수공통 바이러스 61종은 과거보다 더 쉽게 인간에게 전파될 수 있다. 인간에게 바이러스를 옮기는 생명체는 박쥐뿐만 아니라 곤충과 같은 절지동물도 있다. 곤충은 기후변화에 가장 예민하게 반응하는 생명체다. 모기도 예외는 아니다. 이집트숲모기, 흰줄숲모기는 지카 바이러스의 매개체로 알려져 있다. 미국 플로리다 대학 연구팀은 기후변화로 인한 모기 서식지의 확산으로 2050년까지 대략 5억 명, 2080년까지 10억 명의 사람들이 추가로 모기 매개 바이러스 질병에 노출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인간이 바이러스를 지구상에서 제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동안 우리는 작게는 감기에서부터 크게는 코로나19에 이르기까지 바이러스와 휴전 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 바이러스는 인간이 과학기술로 정복해왔던 그 어떤 자연의 존재보다 강력하다. 인간이 자연을 정복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바이러스와 인간의 만남은 앞으로도 잦아질 수밖에 없다. 먼 나라 이야기 같아 보일 수 있지만 과학자들은 남극이나 북극의 빙하로 갇혀 있을 바이러스에 대해서도 우려한다. 빙하가 녹아 그 속에 무언가가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고, 서로 단절되어 바이러스가 전파되지 않았던 경계가 열릴 수 있기 때문이다. 환경이 변하면서 생명체들 간의 자연스러운 접촉도 증가할 것이다. 1988년과 2002년 북대서양에서 바다표범을 집단으로 폐사시킨 ‘물개 전염성 급성염증 바이러스’가 2004년 알래스카에서 발견된 것도 북극 빙하가 감소하면서 바이러스가 확산된 증거다.” 따옴표 안에 기술된 과학칼럼니스트의 글과 더불어 현재 우포늪을 비롯한 주변 자연생태계만 들여다보자. 기후변화로 따오기복원센터 맞은편 산자락 소나무 숲에 재선충이 창궐하고, 토평천으로 흘러들어오는 오염원들-창녕읍 생활폐수, 농약, 쓰레기 등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운 오염원들이 늪으로 흘러들어오고 있다. 이번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고 나면 제일 먼저 할 일이 창녕군이 민관 협력으로 청정 창녕지역을 구호로서만 아니라 ‘생태천국 창녕’이라는 슬로건에 걸 맞는 근본적인 대책과 종합적인 생태설계를 해야 할 시점이다.

우포따오기 복원 성공을 위한 과제

오늘도 우포따오기들은 둥지 마련하느라고 부지런히 동네마다 다니며, 좋은 소나무를 찾아다닌다. 한편 멋진 사랑을 위하여 논에서 목욕도 자주한다. 목소리도 크고 청아하다. 여러 곳에서 사랑을 나누는 모습이 목격된다. 야생따오기 731과 09Y가 연애 한다. 02.26일 부엉 덤 앞 키 큰 이태리포플라에서 32Y와 같이 3마리가 관찰되었다. 따오기복원센터에서 3마리가 날아서 오후 2시 33분에 관찰기록 한 것이다. 오전 11시부터 늪 곳곳을 걸으면서 실제로 따오기가 쉼터로 사용하는 곳과 둥지를 마련하기 위해서 오가는 소나무들을 꼼꼼하게 살폈다. 오후 5시가 넘어서는 제법 나무 가지를 수컷이 입에 물어서 암컷에게 전달하기도 한다. 그러나 아직도 서툴다. 소나무 위에 까치집 짖듯이 나뭇가지를 차곡차곡 쌓는 학습이 부족하다. 쌍안경으로 지켜보면 애는 써보지만 실패의 연속이다. 그래도 수컷은 계속해서 소나무 가지를 입으로 꺾어 암컷과 둥지를 만들려고 노력하면서, 틈이 나면 교미 연습도 한다. 제대로 둥지를 만들고 교미연습도 하면서 야생에서 살아가기 위해 힘겨운 노력을 하는 너희들을 보면 늪에서 하루가 힘들지 않다. 잘하고 있다. 까치에게 집 짓는 법도 배우고 왜가리, 백로 등에게는 좋은 친구가 되기를 응원한다. 야생따오기 280일 동안 관찰 하면서, 새롭게 보완해야 할 점을 생각한다. 첫째, 농부들의 경험처럼 논농사를 지은 논에 새들이 찾아온다는 것은 상식적인 일이다. 그렇다면 국가매입 부지와 우포늪주변 생물다양성 계약 논에 어떤 서식지를 만들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둘째, 일본 서식지 관리 경험 발표에서도 나타났듯이 연구자들이 만든 소위 비오톱ㅡ논 습지에는 10곳 중 1곳에만 먹이활동을 했다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는 우포따오기 방사 전부터 야생방사협의회에서 수차례 언급한 적이 있다. 덧붙여 야생방사 시에 행사도 중요하지만, 일부 따오기는 그들이 살아 갈 논 현장에서 사전 먹이활동을 도와주고, 그 자리에서 방사하는 것도 고려하라고 했다. 그렇게 하려면 사육사와 연구자들의 품이 많이 필요한 일이다. 한편 따오기들이 교미를 하고, 둥지를 만들기 위해서 주변의 나무들을 탐색하고 있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재선충으로 숲 생태계 크게 위협을 받고 있다. 덧붙여 따오기복원 성공을 위해서는 논 생태계회복과 까마귀, 까치 등 텃새들이 따오기 둥지 위협에 대한 대책마련도 농민들과 논의해야 한다. 한편 낙동강청과 따오기서식지관리 부서와 지자체 내의 유관기관, 농민 현장 활동가 등과 협업하여 꼼꼼한 대안마련이 시급한 시점이다.

비사벌뉴스 bsb271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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