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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민간인피해 진실규명과 미국의 사과, 피해보상을 촉구하며’

기사승인 2021.06.23  19:5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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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용곤 도의원(기획행정위회)

반갑습니다! 창녕 출신 신 용 곤 의원입니다. 저는 오늘 오랜 세월 말 못 할 고통을 안고 살아온 뼈에 사무친 한스러움과 울분을 흰색에 대한 이야기로부터 시작해보고자 합니다.

예로부터 우리는 백의민족이라 흰 옷을 즐겨 입었고, 전쟁 중에도 하얀 헝겊을 흔들면 상대방에게 ‘우리는 싸우려는 의사가 없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이 흰 옷 때문에, 가족들 밥 한다고 피운 흰 연기 때문에, 집단 학살된 사건을 우리는 모르고들 있습니다.

이것은 바로 6·25 전쟁 당시 미 공군기의 무차별 기총사격에 의한 민간인 집단 학살 사건입니다.

당시 주민들은 넓은 들판과 둑을 따라 피난을 하고, 피난 가지 않은 사람은 집에 숨어 있으면 빨갱이로 몰려 죽는다는 소문이 퍼져 낮에는 들판에서 밥을 해 먹고

밤에는 집에서 잠을 자고 나오곤 했습니다.

또 흰 옷을 입으면 죽이지 않는다는 소문이 많이 퍼져 모두 흰 옷을 입고 들판에 나가 있었던 겁니다.

그런데, 많은 문서와 증언들이 미군이 ‘흰옷을 입은 사람들’을 공격목표로 삼아 폭격을 했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흰 옷 입은 사람이 민간인이라는 사실을미군이 몰랐느냐, 그게 아니란 말입니다.

피난민들은 미군 조종사 얼굴이 보이는 높이에서 비행기가 뜨니까 손을 마구 흔듭니다. 인민군이 아니라는 증거로 흰 옷까지 입었으니 마음 놓고. 그런 민간인을 향해 무차별 공중 기총소사를 한 겁니다.

총에 맞아 숨이 붙어 있는 죽어가는 아들을 엎고 피란을 해야만 했던 어머니의 무너진 한스러운 가슴을… 미군은?

김 태 우 서울대 교수에 따르면 그것은 오히려 ‘실적’이었습니다. 김 교수는 “연료 압박에 짧은 시간 동안만 비행하는 물리적 한계 속에서 우연적 목표물에 무기를 빨리 소비하고 온 것”이 목표였다고 말합니다.

그 우연적 목표물이 흰 옷을 입은 사람들이라니, 기가 찰 노릇 아닙니까?

총에 맞은 할머니를 지게 짐 내려놓고 도랑을 건너면 모셔 올 수 있는데 미군은 잔인하게 총구를 갖다 대며 안된다고 했습니다.

할머니는 그냥 가라고 손을 젓고 손자는 할머니를 모시지 못해 한여름 뙤약볕 아래 목이 말라 물을 찾다 돌아가신 할머니 생각이 평생 불효의 한으로 남았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미국을 나라를 구해준 은인으로 신성시 해 왔습니다.

오랜 세월 미군에게 전쟁 범죄를 묻는 것은 오히려 빨갱이로 몰릴 수 있는 엄하고 모진 시간이었습니다.

그런 분위기는 2005년 발족한 정부기구 제1기 진실화해위원회까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봅니다. 보듯이 경남에서 미군 폭격 사건으로 진실규명 신청한 건수 73건 중 겨우 10건만 인정이 됐습니다. 이 때문에 위원회 내부에서도 비난이 많았습니다.

추정하면 민간인 사망은 미군의 폭격에 의한 것이 대부분이라고 본의원은 생각합니다만, 경남도가 보유하고 있는 건수도 3개의 사건에 희생자 259명에 불과해 전체 민간인 희생자의 9.1%에 그칩니다.

이러니 미군에 의한 희생자들은 다른 민간인 희생자와 묶여 불리는 바람에, 가해자 미국의 사과는커녕 가해자가 특정되지 않는 두루뭉술하고 억울한 위령사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봐주십시오. 누군가는 살아남기 위해 시체가 되어버린 자신의 형제자매 아래 숨을 죽여야 했고, 누군가는 무섭다고 울어대는 갓난아기를 제 손으로 도랑에 던져 죽이고 그 대가로 실성했습니다. 그 단장의 고통을, 희생자 가족 외에 누가 알겠습니까?

제대로 된 장례를 치르지 못해 인생이 장례식이 된 그 세월을 어떻게 이해하겠습니까?

70년 세월 늦어도 너무 늦어 대부분 피난 가셨던 분들이 다 돌아 가셨는데 지난해 12월, 제2기 진실화해위원회 활동이 시작되었습니다.

경남도에 주문합니다. 우선, 미군 폭격에 의한 희생사건을 충실히 접수 받아 위원회에 이를 적극 어필해야 합니다.

특히 경남도는 ‘6.25전쟁 민간인 희생자 역사 구술 기록사업을 진행해 그 결과물이 곧 나옵니다. 이를 진실화해위원회에 적극적으로 알려야 할 것입니다.

나아가 민간인 희생자를 통합해 진행하는 현재의 위령사업도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함께 해도 문제가 없지만 이것을 구분하지 않을 경우, 상대적으로 많은 주목을 받는 보도연맹에 가려 미군의 야만적이고 비인간적인 민간인 학살 사건은

다시 유야무야 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경남도는, 1기 위원회의 최종 권고사항을 정부가 이행할 수 있도록미국과의 협상에 정부가 나설 것을 촉구해야 합니다. 미국의 진정한 사과와 배상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것이 억울하게 돌아가신 영혼을 위로하는 후손으로서의 역할이며 사명임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키며 5분 발언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비사벌뉴스 bsb2718@hanmail.net

<저작권자 © 비사벌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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